대전의 아름다운 길 (도안동옥녀봉길)
◇도안동옥녀봉길
*코스:목원대학교/옥녀봉/소태봉/원앙초등학교/건양대병원/소태봉/목원대학교
*거리:약5 km
*시간:약2시간
*교통편:가는길(106,706,312,603번)
도안동, 조선시대에 학문이 깊은 선비들이 입신출세하는 것보다. 안빈낙도(安貧樂道) 정신으로 여기를 떠나지 않고 지켰기 때문에 도안리라고 불러 오다가 도안동이 되었다고 한다. 충주박씨 100여호가 집성촌을 이루고 화담 서경덕, 사암 박순, 고청 서기, 돈암 박희성, 제호 박로 선생을 모신 돈파사가 수려한 노목의 은행나무 옆에 있었던 마을인데 지금도 돈파사가 있는지 모르겠다. 유성에서 관저동을 가기위해선 갑천을 따라 드넓게 펼쳐지는 도안들을 거쳐 가야 했지만, 지금은 그 아름답던 도안들은 온데간데없고 고층의 아파트가 숲을 이루는 도시가 되었다. 이것을 두고 상전벽해 (桑田碧海)라 하는 것 같다. 다행이 그 아파트 숲속에 보석 같은 산책길이 남아있으니 옥녀봉길이다.
옥녀는 몸과 마음이 옥처럼 깨끗하고 아름다운 여자를 지칭하는데서 그런지 산봉우리 이름으로 많이 쓰인다. 전국적으로 따지자면 한이 없지만 대전에만도 수통골의 옥녀봉이 있어 두 곳이나 된다. 이곳 도안동은 옥녀가 비단을 짜는 형국의 명당이 있다고 해서 옥녀봉이라고 부른다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옥녀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여자를 말하지만은 않다.
목원대학교 버스 종점이 옥녀봉 들머리 역활을 하고 있다.
찾아가는 길은 목원대학교에서 시작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 목원대학교는 1954년 감리교 대전신학원으로 목동에서 출발하여 지금의 도안동으로 오게 된 대전의 사립명문대학교이다. 학군단 건물 옆에 있는 도안공원 안내도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옥녀봉 길은 대학교가 들어서고 대단지 아파트가 주위를 감싸게 되자 엄청난 인구가 늘어남으로 인하여 각광받는 산책길이 되었다.
기우제 안내판이 있는 옥녀봉 정상
낮은 산길이 2km 정도 되고 활엽수가 있기는 하나 전체적으로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산길은 바위와 돌이 없는 흙길로 이루어져 부드럽다. 옥녀봉에 오르면 기우제 안내판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운동시설과 쉼 의자가 있어 의자에 않자 앞을 바라보면 수통골의 도덕봉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이 옥녀봉은 아득한 옛날부터 가뭄이 들면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대동기우제, 아낙기우제 두 번에 나누어 제를 올리는데 그동안 폐지되었다가 1986년부터 재현하여 보전하고 있다고 한다. 소태봉으로 발길을 잡는다.
옥녀봉 길에는 쉼터와 체력단련 기구들이 잘 가추어져 있다.
가족들의 아침을 챙기고 나서 산책 나선 모습들이 보기 좋다.
숲 터널이 이루어진 아름다운 옥녀봉 길
소태봉, 유래가 정확한 것이 없는 산봉우리로 모양이 소를 닮아 붙여졌다는 설과 고려 때 솟대를 세웠던 곳이라 소태봉이라 이름 붙여졌다는 설이 분분한 정상이다. 이 옥녀봉 길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곳으로 고층의 아파트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갑천 건너 도솔산 능선이 보이고 다음으로 보문산이 육중한 자태를 드러내고 그 뒤로 서대산과 식장산이 아슴하게 보인다. 힘든 산행을 하는 이유는 땀 흘린 뒤의 상쾌함, 그리고 정상에서 눈앞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 감동 받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소태봉이 그 한 몫을 하고 있다.
소태봉에서 바라본 조망, 앞으로 도솔산 그 뒤로 보문산, 그 뒤로 식장산이 아슴하다.
원앙 초등학교 이정표를 따라 발길을 옮기는데 9시가 넘어서고 부터는 많은 사람들이 산길을 매우고 있다. 분류를 해보면 나이 많으신 어르신과 학생들 그리고 가족들의 아침을 챙기고 나들이 나선 여성분들이다. 소나무가 숲 터널을 이루고 고운 흙길이 이어지는 산책길을 따라 분주히 오고가는 사람들이 마냥 행복하게만 보인다. 그 행복함이 원앙초등학교 까지 이어진다.
밤에도 산책이 가능하도록 가로등도 설치되어 있는 옥녀봉 길
날머리에 해당하는 원앙초등학교는 관저동으로 가는 길목에 해당되는 곳으로 원앙마을 아파트, 대자연 아파트 주민들이 주로 옥녀봉 산책을 위해 들머리로 이용하고 있는 곳이다. 11시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중에서도 옥녀봉 산책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원앙초등학교 샛길을 빠져나오고 있다. 원앙초등학교는 옥녀봉 산책길로 통하는 중요한 나들목인 셈이다.
원앙초등학교 입구
원앙초등학교에서 건양대학병원 옆 도안근린 공원으로 이동하여 다시 목원대학교로 되돌아 가기 위해 발길을 잡는다. 대부분 산행에서 되돌아가는 것을 싫어한다. 힘들게 성취하였는데 다시 그 힘든 산길을 다시 걸어야 된다는 점과, 보고 지나온 길을 다시봐야 하는 점도 작용한다. 그러지만 옥녀봉 길은 짧은 산책 길이기에 원점으로 돌아가는 맛도 괜찮은 곳이다. 방금 지나온 길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길을 걷는 듯한 신기함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옥녀봉 길 안내도
건양대학병원 뒤 에 있는 도안 근린 공원
건양대 병원 뒤쪽에 자리 잡은 공원도 새롭게 걸어보고 되 짚어 가는 길 숲속으로 비치는 햇빛의 각도가 달라 마음으로 느껴지는 것이 다르다. 빼먹은 이야기를 하자면 옥녀봉 길은 휴식보다는 간단한 몸을 풀기위해 운동을 겸한 산책로라고 말할 수 있다. 한발자국 건너 체력단련 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야간에도 운동이 가능하도록 가로등도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낮은 산임에도 우거진 숲으로 인해 산행의 맛도 나고 해서 일석이조의 좋은 산책길임에는 틀림없다. 그러하기에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푸른 섬, 옥녀봉 길은 우리가 부르는 도안지구의 보석과 같은 아름다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