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구멍(性穴)여행<대청호오백리길따라>
*코스:추동대청호자연생태관-대청호오백리길-황새바위-연꽃마을-고용골-신선봉유적-비듬들-새동네-줄골-동신고교
*거리:약6km
*시간:약3시간
*교통편:추동 60.61번 버스
동신고교 62.63.313.611.619 번 버스
이번 여행은 대청호가 펼쳐놓은 아름다운 대청호오백리길을 따라 걸으면 되는 곳이다. 대전의 최대 규모로 예술성 뛰어난 문인석이 자리 잡고 있는 추파 송기수 묘역 과 대청호와 바위가 멋진 조화를 이루는 신선봉 유적 그리고 대전의 대표 미인 줄골 장승을 덤으로 감상 할 수 있는 코스다.
대청호 자연 생태관이 있는 추동에서 출발한다. 추동 가는 길은 지하철 판암 역 승강장에서 추동 행 버스 60.61번 버스를 타고 추동 종점에 하차하면 된다. 옛 면사무소 자리가 대청호 자연 생태관이다.
대청호 주변에 살고 있는 여러 종류의 물고기와 곤충, 식물 등을 볼 수 있는 생태관은, l층 영상관 2층 향토관 3층 환경관으로 조성되어 있다.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배운다. 생태관 테라스 전망대에 서면 습지 공원 뒤로 환산과 어우러진 대청호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왜 이곳에서 출발해야 하는지 한눈으로 말해 주는 곳이다.
생태관을 내려오면 자연습지 공원이다. 작은 호수와 풍차로 이어지는 데크 길이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다.
취수탑 옆으로 대청호 오백리길 따라 걸어간다. 대전에는 대전둘레산길과 대청호오백리길이 있다. 산행의 즐거움은 대전둘레산길이, 아름다운 물길 여행은 대청호오백리길이 대표적이다. 갈대보다 억새가 더 많은 호수 길을 따라 가면 정자와 조망 데크가 조성된 황새바위를 만난다. 어느 것이 황새바위인지 아리송하지만 대청호 조망만큼은 일품이다.
황새바위를 뒤로하고 산모퉁이를 돌아서면 마을 앞으로 작은 못 이 설치되어 있다. 연이 피는 못으로 연꽃 마을에 도착 한 것이다. 겨울철이라 아쉬움이 있지만 연꽃이 피는 계절에 오면 좋을 것 같다. 대청호를 배경으로 흙길을 걸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저 멀리 산 능선 아래 아늑히 자리 잡고 있는 고용골이 보인다. 상곡사가 있는 고용골에는 추파 송기수 묘역과 3개의 바위구멍이 있는 마을 이다.
상곡사 이정표 입구에는 고인돌 가능성이 큰 바위가 있는데 마을 안쪽에 있다 마을 입구 쪽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2개의 바위구멍이 새겨져 있다. “석”자가 새겨져있기도 한데 잘 찾아보아야 확인이 가능하다.
고용골 1호 바위구멍
고용골 1호 바위구멍
상곡사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대청호수로 315-13 옆 개발제한구역 표시 옆에 3개의 구멍이 새겨진 바위가 있다. 구멍을 보고 있노라니 마을 어른신이 다가오신다. 구멍을 새긴 사람을 알고 계신지 물으니 모르신다고 하신다. 사람을 만나면 항상 질문 하는 것이 있다. 이 구멍을 보시고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충청도 사람답게 항상 나오는 말이 글쎄 이다. 글쎄 왜 새겼을꼬? 자세히 보시던 어르신이 한마디 하신다. 사람 얼굴모양을 만들려고 한 것 같은 디! 의외의 대답에 나도 놀랐다. 그러고 보니 기원을 담은 흔적보다 어떤 형태를 형상화 할려고 했던 의도가 엿 보이 기도 한다.
고용골 2호 바위구멍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멋지게 일필휘지로 써내려간 상곡사 표지 석을 우측에 두고 송기수 묘역으로 올라간다.
추파 송기수(1507~1581)는 16세기 조선조 사화시대의 유학자로 이황, 이준경 등 조선시대 석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대사간, 도승지 등 육조판서를 지내며 4조(朝)를 섬기면서 부귀와 장수를 누렸으나, 을사사화에 가담했다고 하여 사림의 지탄을 받기도 하였다. 저서로 楸坡集 이 있다.
묘역은 예술품의 전시장이라 할 수 있는 곳으로 안내 글 을 옮겨 본다.
“각종 석물들이 잘 보전된 묘역은 당시 조선시대 사대부의 묘제 연구에 좋은 자료이다. 특히 문인석은 대전에서 확인된 것 중 최대 규모로 예술성 또한 뛰어나며, 상촌 신흠이 짓고 근곡 이관정이 쓴 신도비와 묘표, 장명등 다른 석물등도 16세기 후반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들로 조선시대 석조 예술품의 연구 자료로 가치가 높다”
묘역에 설치된 모든 석물들이 뛰어난 작품들로 구성 되어졌다는 이야기다. 대청호를 배경으로 하얗게 문인석위에 쌓인 눈 사진이 문화재청 사진전에서 은상을 획득한곳이 바로 이곳 문인석이라고 한다. 나도 증거 사진으로 대청호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을 남긴다.
3번째 바위구멍이 있는 곳으로 올라간다. 상곡사 표지 석 뒤로 잘 가꾸어진 은진 송씨 묘역 옆으로 올라가면 4개의 구멍이 새겨진 바위가 있다. 앞에 것은 남근모양 이고 뒤에 것은 두꺼비 모양을 만들어 놓았다. 4개의 구멍으로 절묘한 모양을 표현해낸 모습에서 예술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만들었다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다. 구멍하나로 남근 의 특징을 정확히 표현 했고 두 개의 구멍으로 두꺼비형상을 정확히 짚어낸 모습에서 감탄이 절로 나오는 대목이다. 마을입구 3개의 바위구멍이 두건을 뒤집어쓴 얼굴 같다는 마을 어르신 말이 이곳 바위구멍을 보고 같은 연관이 지어 진다라는 생각이 든다. 구멍을 통해 재미있는 모습을 표현해낸 장인은 어떤 분일까 궁금해 진다.
고용골 3호 바위구멍
마을 입구로 되돌아 나와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 신선봉유적 이정표 에서 신선봉으로 올라간다. 평지를 걷다 갑자기 산을 오르니 숨이 차다. 오늘 여행 중 신선봉 유적이 유일한 산이다.
대전시 기념물 제32호 신선봉 유적
해발 200m 신선봉에 위치한 유적은 산성이라기보다 신앙 등 특수목적을 위하여 쌓은 것으로, 삼국시대에 제사를 지냈던 곳으로 여겨진다.
낮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사방 조망이 뛰어나며 대청호와의 조화가 무척 아름답다. 정상의 바위들을 보면 예사롭지가 않은 곳이다. 자연적 바위임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모르게 엄숙한 분위기가 풍겨나는 느낌이다. 이곳에도 2개의 바위구멍이 있으나 다른 구멍들과는 전혀 다르다. 위치를 보아서도 그렇고 아마 무엇인가 받침 장치의 구멍 같아 보인다. 바위통로를 통해 내려가는 곳에는 신선암이라 각자 되어 있다. 조망바위에 앉아 있으면 모든 시름이 없어지고 신선세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비듬들로 내려간다.
신선봉 유적 신선바위
신선봉 유적에서 바라본 대청호
신선바위구멍
비룡교차로를 지나 우측 야트막한 능선아래 살포시 자리하고 있는 마을이 비듬들 이다. 마을 양옆으로 신, 구고속도로가 지나간다. 대부분 마을입구에는 느티나무나 팽나무가 있는데 비듬마을은 소나무가 마을 입구에 서 있다. 소나무 밑으로 3개의 바위와 그 옆으로 연못이 조화를 이루어 운치를 더 해 준다. 그래서 바위에도 송석당, 용연이라 각자 되어 있다. 비듬들 마을에도 3개의 바위구멍이 있다. 용연 바위에 1개, 각자가 없는 바위에 2개, 비룡로 20 대문바위에 2개의 구멍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용연 바위구멍은 훼손되어 전혀 다른 구멍으로 변해버렸다. 소중한 구멍임을 모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비듬들
비듬들 용현 바위구멍 2호
비듬골 용현 바위구멍3호
비룡동 비름들 바위구멍
안타 가운 마음을 뒤로 하고 마을 입구로 나와 고속도로 통로를 지나 새 동네 앞을 거쳐 발걸음을 옮기면 줄골 못 미쳐 길가 옆으로 선돌이 반겨 준다. 평범한 바위가 서있는 모습이지만 마을의 역사와 같이한 돌이다.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재앙이 닥치면 중심이 되어 헤쳐나간 역사의 증인인 셈이다.
줄골 선돌
선돌 앞을 지나 줄골 마을에 도착, 승강장 옆 보현정사 이정표 따라 올라가면 마을 중심에 둥그런 바위가 나오는데 이곳이 바위구멍이 있는 곳이다. 8개의 구멍이 새겨져 있다. 이곳 어르신들의 말에 의하면 어릴 적 봉숭아도 찧고 풀도 찧고 살림살이 놀이도 하였던 구멍이라고 한다. 놀이 중심이 된 바위구멍 이라는 예기다.
비룡동 줄골 바위구멍
마을 입구로 되돌아 나오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 장승이 서 있다. 안내판과 같이 있는 장승은 미인, 맞은편 장승은 미남이다. 대전의 아름다운 장승을 대표하는 장승 이다. 음력 정월 보름 전날 이곳에서 장승제를 지내며, 제례 후 짚으로 만든 주머니에 떡과 과일 등을 넣어 장승의 목에 걸어 두는 것이 특이하다. 이곳에 장승이 있기에 고개이름을 장승배기라고도 한다.
줄골 장승
인도행 (인생 길 따라 도보여행) 팀과 이 코스를 여행 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바위구멍 감정을 이렇게 적었다. 마을 역사와 함께한 바위구멍, 가정의 애환을 몸으로 담아 주었던 곳으로, 김씨네 우환이야기, 봉자네 자식걱정 이야기, 이씨 어멈 몸져누운 이야기, 강가네 아들놈 연애 이야기 등 우리네 작은 소망 이야기가 모두 담겨진 바위구멍 이라고 적고 있다. 그러기에 소중한 유산이라고 했다. 바위구멍의 형태가 기원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도 지금도 마찬 가지다. 소중히 보호하여 후손에게 물려 줘야할 문화유산이라고, 이곳에서 바위구멍 이야기는 끝맺음을 한다.
줄골 장승을 뒤로 하고 대청호길을 따라 내려가면 동신고교 버스종점에 도착 한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판암 면옥과 원미면옥이 마주 보고 있다. 경쟁관계이지만 두 곳 다 맛 집으로 유명한 집이다. 그 증거로 신흥역 근처에도 위아래로 판암 면옥과 원미면옥이 있다. 경쟁이 맛 집으로 남는 비결인 셈이다. 대청호 5백리길 따라 펼쳐진 바위구멍여행을 이곳 맛 집에서 배고픔을 해결하면 더 없이 행복한 여행이 될 것 이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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