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성혈 여행과 이야기

대전의 바위구멍

느낌표!! 2022. 2. 6. 16:40

대전의 바위구멍

 

바위구멍은 표현 그대로 바위에 새겨진 구멍을 말하며 알구멍, 알터, 알뫼, 성혈(性穴), 성혈(星穴), 바위그림(岩刻畵)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린다.

 

이런 바위구멍을 누가 왜 만들었을까? 누가 만들었는지는 기록과 자료가 거의 없다. 왜 만들었는지는 형태를 보고 추론해 볼 수 있다.

 

계족산 용화사 뒤편의 소나무숲에는 촛대바위가 있다. 일명 남자 성기바위로 성기바위 위에 구멍이 새겨져 있다. 추론해 보면 자손 점지 기원으로 새겼을 것으로 추론이 가능하다. 이러한 바위구멍을 성혈(性穴)이라고 한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행위가 남녀 간의 사랑이며 사랑의 결실이 자식일 것이다. 의미를 넓혀 보면 자식을 얻어 가정을 이루면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불행과 재앙 그리고 삶과 죽음도 성혈(性穴)에 기대였을 것이다. 꼭 자식 점지 목적으로만 구멍을 파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봉황정이 있는 계족산 정상에 가면 묘 옆으로 바위가 있는데 그곳에 15도 각도로 기울어진 3개의 바위구멍이 같은 간격으로 일렬로 새겨 놓았다. 이것은 누가 보아도 별을 새긴 것임을 알 수 있다. 삼태성을 나타낸 것이다. 이러한 바위구멍을 성혈(星穴)이라고 한다.

 

 

인간들의 삶에 있어서 천재지변과 죽음은 인간으로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하늘을 보았을 것이고 별이 있는 세상을 이상의 대상으로 삼았을 것이다. 그 하늘의 세상을 옮겨 놓은 것이다.

 

대동하늘공원에 가면 윷판형바위구멍이있다. 우리가 고인돌 위나 일반적인 바위에 새겨진 바위구멍을 보다 대동하늘공원에 있는 바위구멍을 보면 눈을 의심하게 된다. 일반 바위구멍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니 왜 이런 곳에 둥근 윷판형을 새겼을까? 궁금증이 더해 가며 심오한 감정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한국암각화의 선구자이신 선사미술연구소 이하우 선생의 논문에는 이러한 바위구멍은 북두칠성 운행을 상징한 것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바위구멍도 암각화 즉 바위그림(岩刻畵)의 일부라고 설명하였다. 개념과 차원이 또 다른 하늘의 세계를 옮겨 놓은 것이다.

 

천동 비악산(인단산) 정상에 가면 일명 두꺼비바위구멍과 가오리바위구멍이 있다. 바위에 딱 2개의 구멍을 새겨 놓아 멋진 두꺼비모양을 만들어 놓았다. 2개의 구멍을 파면 멋진 동물형상이 될 것임을 미리 알고 새긴 것이다. 가오리바위구멍도 마찬가지다. 가오리바위에는 새긴 자의 이름일 것으로 추정되는 이름도 한글로 새겨 놓았다. 이런 뛰어난 예술성을 표현한 바위구멍은 아마 대전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위와 같이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바위구멍의 역사는 얼마나 될까?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고인돌 위에 새겨진 것을 근거로 하면 선사시대에도 존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바위구멍이 천동의 비악산 가오리구멍바위에서 한글 이름로도 확인할 수 있으니 현대까지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누구는 그저 의미 없는 바위구멍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뒤돌아보면 그 어느 문화유산보다도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대전 바위구멍의 의의는?

 

대전에는 바위구멍연구회 모임이 있어 활동하고 있는 점이다. 대전에는 50여개의 바위구멍이 있다. 50개마다 이름을 부여하였다. 그리고 발견 보고자를 등록하였다. 가령 대동윷판형바위구멍1호는 안여종, 안수형 부자가 201284일 연애바위구멍 답사중 발견, 천동 비악산(인단산) 두꺼비바위구멍은 20131221일 돌까마귀 이주진이 성혈논문에 천동에 성혈이 있다는 안여종대표의 설명을 듣고 답사 중 발견이라는 역사를 부여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대전의 바위구멍은 고인돌바위구멍을 빼고는 누가 발견 보고하였는지를 알 수가 있다.

 

세월이 지나 먼 훗날 대전에서 바위구멍을 연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나온다면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가 더해지는 것이다.

 

바위구멍을 어떻게 볼 것인가?

 

바위구멍은 그 새겨진 위치에 따라 그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KBS1TV 역사스폐셜 5편에서는 한국의 폼페이, 아라가야 말이산고분편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서는 말이산고분 덮개돌에 새겨진 바위구멍 이야기가 장엄하게 펼쳐진다. 죽은 자의 영원함을 함께하고자 하는 별자리 이야기이다. 이렇듯 언론에 소개되는 바위구멍은 대부분 성혈(星穴) 이야기이다.

 

이렇게 바위구멍을 전문학문인 천문학으로 풀어보는 것은 전문가의 몫이다. 우리같이 바위구멍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공동체들의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만든 염원의 산물이라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데로 느끼고 해석해보는 마음이다.

 

남들은 별자리로 해석을 해도 강가의 위치로 보아 배를 타고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으로 새겼다고 느끼면 그렇게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여인의 심정으로 바위구멍을 만져보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바위구멍 하나가 얼마나 위대한지 느껴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