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아름다운 길 (뿌리공원 둘레길)
뿌리공원 둘레길
*코스:효문화마을관리원/장수봉/매표소/성씨별조각공원/효문화마을관리원
*거리:2.5km
*시간:1시간
*교통편:승용차(뿌리공원주차장)버스(뿌리공원 312,313번)
뿌리공원은 전국 유일의 효 테마공원 으로 경로효친 사상을 함양시키고 자신의 뿌리를 되찾을 수 있는 성씨별 조형물과 족보 박물관등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진 체험학습의 산교육장이다.
유등천을 사이에 두고 장수봉이 있고 뿌리공원이 조성되어 그 둘레를 연결 하였으니 그것이 뿌리공원 둘레길이다. 특히 장수봉 전망 바위에 서면 유등천 앞으로 펼쳐지는 성씨별 조각 공원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대전의 걷고 싶은 길 12선에 선정된 길이다. 이름 하여 역사문화 뿌리공원 둘레길이다.
312번 버스를 타면 뿌리공원 효문화마을관리원 앞까지 들어 갈 수 있다. 그것은 아마 노인 분 들이 많이 찾고 있어 배려 차원에서 그렇게 만들었으리라 그런데 당황스러운 점도 있다. 바로 코앞에 까지 데려다 주니 감동의 서비스를 받는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어쩐지 과잉 친절을 받는 것 같아 괜히 계면쩍어 진다. 아직은 경노우대 받을 나이가 아닌 젊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주차장에서 바로 장수봉을 오르는 것으로 둘레길을 시작 할 수 있다.
*효문화마을관리원 주차장
효문화마을관리원을 출발 장수봉 지나 주차장이 있는 매표소 까지는 예(禮)와 충(忠)의 길이다. "작은 기회부터 종종 위대한 업적이 시작된다". -데모스테네스- 같은 명언들이 둘레길 따라 솟대를 만들고 그 위에 달아 놓았다. 또한 정상에는 충을 상징하는 것으로 만들어 놓았는지 거북선 모형과 나룻배를 만들어 놓았다.
* 장수봉 정상의 거북선 모형과 나룻배
그리고 매표소 주차장 내려가는 길에는 나무로 만든 남근모형을 5개나 만들어 달아 놓았다. 아마 뿌리공원의 뿌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남근모양을 만들어 놓았는지는 모르지만 생각 없이 내려가다 의외의 물건을 만나다 보니 당황스러웠다. 남자인 나도 황당함을 느꼈는데 여자들은 어떠했을까 상상이 간다. 마침 썩음을 방지하기위해 페인트를 칠하고 니스를 덧칠 해 빤질빤질 한 것이 영락없는 살아있는 물건 같았다. 산 정상에 뜬금없이 거북선을 만든 것이나 왜 이곳에 남근모형이 있어야 하지? 그 해답을 얻을 수 없었다. 충의길 과 예의 근본인 뿌리를 상징하는 것을 만들려다 보니 그리 한것 같은데 장수봉 정상에 나룻배가 있는 것처럼 배가 산으로 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다른것은 몰라도 남근모형은 시정이 되었으면 한다.
* 뿌리공원 둘레길 산책로에 만들어논 남근 모형
하지만 장수봉 에 만들어 논 정자는 주위풍광과 참 잘 어울리는 좋은 쉼터 였다. 마주보이는 만성산 허리 아래로 펼쳐지는 뿌리공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눈에 다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차장을 내려서니 전에 없던 매표소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구주민은 무료입장이다. 입장료를 내야 하는 것은 당연 하지만 괜히 차별받는 느낌이 들었다. 경로우대, 청소년및군경, 어린이등에게 차별 되는 것은 괜찮으나 다 같은 대전 시민으로서 중구구민이 아닌 것으로 신분증을 제시하고 입장료를 내야 하는 것에는 마음이 상했지만 말을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말로 정당화 되어 매표소를 통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 장수봉에서 바라본 뿌리공원
*장수봉에서 바라본 뿌리공원
매표소를 통과하면 뿌리공원으로 들어가는데 이쪽으로 가든 저쪽으로 가든 다리를 통과하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꼭 별천지 섬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먼저 방아미다리를 건너 자산정으로 오른다. 자산정에는 초대 민선 중구청장이 쓴 현판이 걸려있는데 자산 한봉수 선생의 업적을 기렸다. 그 내용은 대충 이렇다. 삼남의 화합과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내 가족처럼 사랑 하셔 그 정신을 깊이 새겨 후손들에게 널리 전하고자 한다. 자산 한봉수 선생이 어떠한 분인지 자세한 설명이 없어 알 길은 없지만 멋들어진 자산정에 비해 업적의 내용이 빈약한 생각이 들었다.
*방아미 다리
자산정을 뒤로 하면 바로 삼남탑이다. 삼남탑은 대전의 중구, 광주의 동구, 부산의 중구청장이 모여 삼도 화합의 뜻을 새기고자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탑이 탑 앞으로 펼쳐지는 성씨별 조각공원과 너무 동떨어진 느낌이 들었다. 조각 공원은 성씨에 따라 특색 있게 조형을 만들어 예술의 조각품들을 보는 듯 한데 삼남탑은 특색 없이 너무 우뚝 서있어 나를 봐 달라고 아우성치는 모습을 연상케 하여서 였다. 드디어 뿌리공원의 중심 성씨별 조각 공원에 도착한다.
*삼남탑
성씨별 조형물 공원에는 은진송씨 까지 136개의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는데 앞으로 계속 들어올 예정이라고 한다. 나의 본인 전주 이씨를 물으니 아직 예정이 없단다. 성씨의 유래를 돌아봄으로써 조상의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곳이다. 뿌리공원의 성씨별 조형물들은 각 문중을 대표하는 조형물 들이다 보니 그 값 또한 만만치 않게 보인다. 그러 하기에 조형물의 우수성은 대단한 것이어서 여느 예술품의 전시장 못 지 않는 곳이다. 족보 박물관으로 향한다. 박물관을 둘러 보던중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가장 긴 이름으로, 박 하늘별님구름햇님보다사랑스러우리(17자 대한민국국적자) 와 프라이인드로스테쭈젠댄마리소피아수인레나테엘리자넷피마루이제(30자 이중국적자)이다. 뒤에 30자 이름은 잘못 부르다가는 숨막혀 죽을수도 있겠다 하고 중얼거려 본다. 이름의 글자수는 당초에 제한이 없다가 10자가 넘어가면 불편한 경우가 생겨 1993년 부터는 성을 제외하고 5자 이내로 제한 한다고 한다. 족보 박물관을 둘러본 소감과 박물관의 건립 동기 및 박물관에서 전하고 싶은 말이 안내책자에 자세히 실려 있어 대신 해 본다.
*뿌리공원 성씨 조형물
*뿌리공원 성씨 조형물
한국인의족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방대한 가계기록이다.
유네스코지정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이 국가에 대한 공적인 기록이라면 족보는 한 가문의 사적인 기록에 해당한다. 우리 가족이 누구인지 알고자하는 개인적이고 가족주의적인 관심에서 족보 기록을 시작했지만, 족보에 담긴 개별 가문의 역사와 인물을 집대성 하면 곧 우리나라의 역사가 된다. 전쟁사 혹은 정치사를 중심으로 기록된 역사에서 영웅이 아니면 기록될 수 없던 사람들이 이 땅에서 살다가 사라진 흔적을 족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족보는 기존역사 서술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와 미시사적 관점에서 한 가정이 시대를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사료가 된다. 공적인 역사 서술의 빈 공간을 채워주고, 공적인 역사 서술에서 배재된 이야기를 담은 족보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사유재로서 보관되던 족보를 공적인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기 위해 한국족보박물관이 건립되었다.
박물관에서 전하는 말
公의 이름은 한국족보박물관으로 父는 대전광역시 중구청이니 대한민국 각 성씨와 유래가 담긴 뿌리공원에 자리 잡고 만성이 조화를 이루는 덕을 지녔도다. 公이 지닌 족보를 보고자하는 사람은 오전 열시에 입장하여 오후 다섯 시에 돌아가면 될지라, 다만 매주 월요일과 설과 추석 명절 당일은 유물도 휴식을 취하오니 이날은 公을 찾지 마시고 다른 날 찾아 주십사 당부하옵니다. 아울러 公에게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대전 전화 사백오십일국에 사천사백사십오번으로 연락 주시면 친절하게 말씀드리겠나이다.
아름다운 뿌리공원을 뒤로하고 만성교를 건너가면 효문화마을관리원 앞으로 매표소를 지나가야 한다. 이곳에서는 기어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할머니가 대신하고 있었다.
*만성교와 효문화마을관리원
“예는 중구 주민이라 들어가고 내는 왜 못 들어가는 겨 나도 같은 대전시민이란 말이여 그러 구 누가 내같은 노인네가 신분증을 같고 다닌단 말이여” 그동안 뿌리 공원은 입장료를 받지 않았었다. 매표소를 뒤로하고 올라가면 효문화마을관리원이다. 이곳에서 역사문화길, 뿌리공원 둘레길을 모두 마친다. 뿌리공원 둘레길은 가족과 함께하면 좋은 길이다. 장수봉 정자에서 가족과 함께 둘러 앉아 뿌리공원을 바라보는 풍경은 잊지 못 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성씨별 조형물이 있는 공원과 족보 박물관 에서는 조상의 고마움과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세 겨 볼 수 있어 꼭 한번은 걸어 보라고 추천하고픈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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