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대전 여행 둘레길

대전천길

느낌표!! 2014. 9. 24. 12:44

대전의 아름다운 길 (대전천길)

 

◇대전천길

*코스:만인산자연휴양림/가목정/옛터민속박물관/벽화마을/상소동산림욕장/덕산마을/현불사/대전천변길/목척교/삼천교

*거리:23.5km

*시간:6시간30분

*교통편: 가는길 버스(501번) 오는길 버스(106,514,108번)

 

대전천은 만인산 봉수레미골의 봉수샘에서 발원하여 삼천동의 삼천교에서 유등천에 임무를 넘겨주며 그 이름을 다하는 하천으로 대전의 3대 하천 중 유일하게 발원지와 마지막 지점이 대전권에 있는 하천으로 길이는 약 23.5km이다. 봉수샘은 홍수로 인해 지금은 없어 졌고 길이는 조사기관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어 1.5km 정도 차이가 난다. 대전천은 대전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하천으로 대전의 희노애락(喜怒哀樂)를 같이하는 말없는 역사의 산 증인이다. 지금은 대전의 중심이 둔산동으로 넘어가 그 임무를 갑천이 대신하고 있지만 지금도 쇄락해 가는 원 도심을 끌어안고 말없이 흘러가는 하천이다.

 

23.5km 대전천을 걷다 보면 보석 같은 아름다운 길도 펼쳐지는데 만인산 자연휴양림 길, 하소동의 벽화마을길, 상소동 산림 욕장 길,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그리고 마지막 지점까지 이어지는 대전 천변길이 그것이다.

 

대전에서 대전천의 발원지 만인산을 가기위해선 대전역에서 501번을 타는데 주 고객은 중부대학교 학생들이다. 그래서 항상 많은 학생들로 인해 빈자리가 없어 서서 가기가 일수다. 만인산 휴게소를 거쳐 휴양림 길 따라 올라가면 대전천 발원지 봉수레미골 유래 간판이 나온다. 이곳 간판에서 대전천 출발 첫발을 내딛는데 발원지 하면 그 상징성이 매우 크다. 한강의 발원지 하면 검룡소, 금강의 발원지 하면 뜬봉샘 하듯이 대전천의 발원지 하면 봉수샘으로 그 상징성을 살려 샘을 복원 하였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안내판에서 대전시민의 애환과 향수를 담고 있는 곳이라 하였듯이 복원 해 놓으면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 같다. 그것은 대전천을 첫 출발함에 있어 의미가 깊은 발원지의 샘을 보지 않고 출발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전천 유래간판이 있는곳이 대전천길 출발점 이다.

 

뒤돌아서면 만인산 휴게소가 보인다. 대부분 차량들이 머들령으로 난 새 도로로 통행하여 만인산 휴게소 앞을 지나는 도로는 옛 도로가 되었다. 하지만 만인산 휴게소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휴게소이다. 먹 거리를 비롯한 휴게소 자체의 특성도 잘 살아 있고 주위로 만인산과 자연휴양림이 잘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휴게소와 접해 있는 저수지 에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는데 음악가족이 연주하는 모습을 저수지를 배경삼아 만들어 놓았다. 플롯과 바이올린이 어우러져 북을 치고 있는 한 가족의 정겨운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온다.

 

 

아름다운 플롯소리에 '철새는 날아가고' 의 노래 소리가 들려 좋았던 곳 

 

아~남미의 유명한 음악 '철새는 날아가고' 미국의 듀엣 남성 가수 사이먼, 가펑클이 리메이크해서 전 세계에 알려진 음악 ‘엘 콘도르 파사’다. 원곡은 페루의 클래식 음악 작곡가인 다니엘 알로미아 로블레스가 잉카의 토속음악을 바탕으로 해서 1913년에 작곡한 오페레타 콘도르칸키의 테마 음악이다.

 

오! 하늘의 주인이신 전능하신 콘도르여,

우리를 안데스 산맥의 고향으로 데려가 주오.

잉카 동포들과 함께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것이 내가 가장 바라는 것입니다.

전능하신 콘도르여. 쿠스코 광장에서 나를 기다려 주오.

우리가 마추픽추와 와이나픽추를 거닐 수 있게 해주오.

 

페루의 전통악기인 케냐와 삼포냐로 연주할 때 그 선율이 가슴을 울리지만 오늘 이곳 아름다운 만인산 계곡 저주지를 배경으로 울려 펴지는 것은 플롯으로 부는 소리다. 휴게소 주위로 설치해 놓은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인줄 알았다. 그런데 건너편을 바라보니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이 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집에서는 시끄러워 불수 없기 때문에 자주 이곳에 나오신다고 하신다. 다시 한 번 부탁을 하니 기꺼이 응해 주신다. 플롯 소리를 타고 한 마리의 독수리가 창공을 날아와 휴게소위를 날고 저수지를 돌아 넓은 계곡을 비행 하더니 어느덧 안데스 산맥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마추픽추 위를 날고 있는 듯하다.

 

'철새는 날아가고' 의 아름다운 선율이 숲속에 울려 퍼지는 소리를 뒤로하고 남자보다 여자화장실 수가 더 많은 광장을 지나 내려가면 첫 마을 가목정에 닿는다. 대전의 인동 장터에서 장을 보고 금산으로 넘어가서 장을 보려는 보부상들이 하룻밤을 쉬어가던 마을. 네그루의 느티나무가 마을의 연륜을 말해 주고 대전천 여장군 만인산 대장군이 먹티교 좌우를 지키고 있다. 할머니가 느티나무 그늘에 앉아 졸고 있다 놀라 쉬어가라고 손짓한다. 마을 자랑과 자식자랑을 듣고 일어서며 연세와 성함을 여쭈니 81세이신데 이름은 그냥 가목정 할머니라 불러 달라고 하신다.

 

 

식당으로 유명한  옛터민속박물관

 

가목정 할머니의 배웅을 받고 가목교에 도착하면 옛터민속박물관이다. 생활사 전반의 민속유물을 체계적으로 수집, 전시하는 대전시 제4호 사립박물관이다. 박물관도 박물관이지만 조경이 아름답게 꾸며진 식당으로 이름난 곳이다. 전통 차, 스테이크 파스타, 전통 한정식으로 유명한 곳인데 많은 장독이 대전천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도 볼만한 곳이다. 때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많은 차량이 주차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되돌아 내려와 벽화마을로 향한다.

 

 

하소동 벽화마을 사계절 그림 중 여름모습이다.

 

하소동 벽화마을은 대전천 따라 이어진 마을 담장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사계절 풍경이 그려져 있다. 이곳 말고도 대전에는 많은 곳에 벽화마을이 조성되어 있는데 그림들을 보면 특색 없이 모두 공장에서 일률적으로 찍어낸 그림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 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이곳 벽화는 사계절 이야기가 담겨 있어 외면하기 보다는 담장 따라 눈길이 따라가진다.

 

 

느티나무와 조화가 아름다운 산흥초등학교

 

휘어 돌아가는 도로 옆으로 느티나무와 조화가 아름다운 산흥초등학교를 지나 내려가면 상소동 삼림욕장에 닿는다. 상소동 삼림욕장은 자연풀장과 함께 잘 조성된 산책길이 있어 걷는 즐거움과 함께 삼림욕을 즐기는 휴식의 장소로 그만인 곳이다. 봄이면 야생화가 지천이고, 여름이면 자연풀장이 있어 꼬맹이들 세상이고, 가을이면 단풍든 메타쉐콰이어길이 환상적이고, 겨울이면 인공적으로 얼음을 얼려 만든 겨울왕국이 사람 발길을 잡는 곳이다. 대전천 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작은 행복이다.

 

 

상소동 삼림욕장

 

발길은 하늘에 떠 있는 대전~통영고속도로 교각 밑을 통과 하여 세 그루의 정자나무가 있어 삼괴동이 된 공주말, 점말, 덕산말을 플라타너스 길과 함께 지나간다. 플라타너스 하면 청주의 진입로 가경천에서 죽천교까지 약 1,500 그루의 플라타너스 가 6km에 걸쳐 터널을 이루어 펼쳐지는 장면이다. 영화 만추, T.V 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유명한 곳으로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도 전국전인 각광을 받는 곳이다. 청주의 플라타너스 길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대전천의 하소동~낭월동 구간의 플라타너스 거리는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아름다운 거리 숲 부분 우수상을 받은 거리이다. 그 아름다운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을 걸어 구도동의 버스 종점 건너편에 자리한 현불사로 발길을 잡는다. 이 길을 지날 때면 꼭 들려보는 곳이다.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아름다운 거리 숲 부분 우수상을 받은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

 

대한불교 조계종 제17교구 현불사는 대웅전 하나만 있는 아주 작은 절집이다. 역사도 오래되지 않았고 풍경도 좋은 것도 아니다. 조경수가 현불사를 감싸고 있어 입구조차 찾기 어려운 곳이다. 그런데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집으로 무형문화재 제15호 승무를 보유하고 있는 스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갈 때마다 뵐 수 있어 승무의 아름다운 시를 생각해 보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뵙지 못했다.

 

 

궁색한 현불사  앞 마당도 없어 옆 마당이 앞 마당을 대신 하고 있다.

 

처용무가 궁중 무용의 꽃이라면 승무는 민속 무용의 꽃으로 남색 치마에 장삼을 입고 어깨에 붉은 가사를 걸치며 백옥 같은 고깔과 버선코가 돋보이는 차림으로 두 개의 북채를 쥐고 장삼을 뿌려 가며 추는 춤이다. 달고 어르고 맺고 푸는 리듬의 섬세함과 함께 인간의 기쁨과 슬픔을 높은 차원에서 승화 시킨 춤을 아름다운 시로 노래한 것이 조지훈의 승무(僧舞)다.

 

 

 

 

 

승무(僧舞)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 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우리 한글로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여운을 안고 이제부터는 천변으로 조성해 놓은 자전거 길과 도보 길을 따라 대전의 원 도심 중심부로 들어간다. 대전천은 지류가 약해 물이 부족한 곳이다. 그 부족한 부분을 유등천 물을 끌어올려 대전천에 방류하고 있어 옥계교 이후부터는 유등천 물과 대전천 물이 합하여져 사실상형제물이 흐르고 있는 셈이다.

 

 

유등천물이 대전천으로 방류되는 모습

 

대전천을 가운데 두고 홍명상가와 중앙데파트가 있던 목척교를 중심으로 옛 도청과 대전역을 잇는 선이 대전의 역사를 이끌며 애환을 같이했던 곳이다. 지금은 그 중심이 둔산동으로 넘어갔고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도 헐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한 대전천은 대동천과 합하여져 코스모스 일렁이는 삼천교에 도착하여 모든 임무를 유등천에 넘겨주며 끝을 맺는다.

 

 

대전의 중심역활을 했던 목척교

 

 

맑은 대전천 에 삼성동의 유명한 빌라가 반영되었다.

 

 

가을 코스모스가  대전천 마지막 길을 같이 한다.

 

 

대전천의 임무가 끝나는 삼천교

 

23km 가 넘고 7시간 가까이 걸어야만 마칠 수 있는 길이지만 대전의 중심부를 흐르며 옛 대전을 이야기 할 때 빠질 수 없는 곳이 대전천이다. 그러하기에 대전의 아름운길 하면 대전천길을 빼 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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