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양목
회양목 꽃은 매화나 산수유와 같이 봄을 알리는 꽃으로 작지만 진한 향기로 많은 벌과 나비들을 모여들게 만든다.
● 회양목의 유래
회양목이라는 이름은 ‘회양(淮陽)’ 지역에서 많이 자라서 회양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 회양목은 한자로 황양목(黃楊木)이라고 한다. 즉 ‘누런 버드나무’라는 뜻인데 목질이 버드나무와 비슷하여 붙인 이름으로 보인다. ‘회양목’은 바로 ‘황양목’의 소리가 변한 것이다. 황양목이 언제부터 회양목으로 불리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1798년 편찬된 『재물보(才物譜)』와 1820년대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명고(物名攷)』의 문헌에는 한글로 ‘화양목’이라고 표기하였다. ‘회양목’으로 표기한 예는 1920년 조선총독부가 편찬한 『조선어사전』에 등장한다. 『조선어사전』에서는 회양목을 ‘회양목(楊木)’으로 표기한 점이다. 회양목에서 ‘회’에 해당하는 한자가 없다. 즉 회양목이 순수한 한자어가 아니라, 황양목이 변한 말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요컨대 ‘황양목>화양목>회양목’으로 변했다는 것이 설득력이 크다.
● 회양목의 종류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회양목은 4종류가 있다.
◈회양목
◈좀회양목
◈긴잎회양목
◈섬회양목
자생회양목은 평안남도와 함경남도 이남의 전국 야산에 널리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야생 회양목을 직접 보기란 쉽지 않다. 회양목은 석회질이 풍부한 토양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평안도, 황해도,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북도의 일부 석회암 지대에서만 주로 볼 수 있다.
● ‘도장나무’ 회양목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하며, 뒤틀림이나 갈라짐이 거의 없다 보니 인쇄술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회양목은 최고의 가치를 발휘했다. 도장이나 낙관을 새길 때 많이 이용해서 회양목을 흔히 ‘도장나무’라고도 부른다. 그만큼 작은 글씨까지도 정밀하게 새기기 좋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잘 닳지 않아서다. 목판인쇄에서 으뜸은 회양목이었다. 뿐만 아니라 회양목은 금속활자를 만들 때도 이용되었다. 먼저 회양목에 글자를 새겨 활자를 만든다. 그리고 활자를 고운 진흙에 찍어서 거푸집을 만들고, 거기에 구리나 납을 녹여 부어서 금속활자를 만들었다.
● 회양목에 관련된 고사성어
◈ 황양목선(黃楊木禪)-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고도 거기에 안주해 다음으로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거나 아둔해서 수행이 더딘 사람을 이름
◈ 황양액윤(黃楊厄閏)-중국의 시인 소동파는 자신의 시 「퇴포(退圃)」에서 ‘정원의 초목들이 봄을 맞아 무성한데(園中草木春無數) / 오로지 회양목만은 윤년에 재앙을 당하네(只有黃楊厄閏年).’라고 노래했다. 그는 자신의 시에 풀이를 달고‘속설에는 황양목이 일 년에 한 치씩 더디게 자라다가 윤년을 만나면 오히려 세 치가 줄어든다고 한다.’라고 했다. 일의 진행속도가 늦음을 빗대는 말이다.
● 천연기념물 회양목
◈ 천연기념물 제459호, 여주 영릉(효종왕릉) 회양목
회양목이 위치한 영릉(寧陵)은 조선 제17대 효종대왕(재위 1649년~1659년)과 인선왕후 장씨(1618년~1674년)의 쌍릉으로 원래 양주의 건원릉 서쪽에 있었으나, 1673년(현종 14년) 현재의 위치로 천장하였으며, 특히 영릉 재실은 현존하는 조선조 왕릉 재실 중에서 건물의 공간구성과 배치가 가장 뛰어난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같은 재실 공간 내에 회양목과 향나무 그리고 재실건축 연대보다 더 오래된 500년 이상의 느티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재실의 역사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 화성 용주사 회양목
조선 정조가 용주사를 중창한 기념으로 대웅전 앞에 손수 심었다고 한다. 1979년 12월 11일 천연기념물 제264호로 지정되었다가, 2002년 6월 29일 문화재 지정이 해제되었다. 2012년 현재 완전히 고사하여, 표지석만 남아 있다.
조선 정조는 효자였다. 할아버지인 영조에 의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임을 목격한 정조는 훗날 왕위에 오르자 사도세자의 능을 화성으로 옮기고 인근에 있던 조그만 사찰, 용주사를 중창했다.
아버지의 묘를 찾은 정조는 용주사를 중창한 기념으로 대웅전 앞에 회향목을 손수 심었다. 정조가 왜 회양목을 대웅전 앞에 심었을까. 회양목이 불교의 가르침을 담은 때문이 아닐까. 회양목의 꽃말은 ‘참고 견뎌냄’이다. 계절에 따라 꽃이 피고 잎이 변하지만 그 변화가 미비해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찾아내기 어렵다. 정쟁의 싸움으로 인해 아버지 사도세자가 죽임으로 몰리고 나서 정조는 주변의 온갖 위협을 참고 견뎌냈다. 또 한 수행자들은 생사의 벽을 뚫기 위해 인내하며, 참고 또 참는다. 이런 마음을 회양목에 담아내려던 것이 아닐까.
자료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https://blog.daum.net/superuomo/17163827
도장나무 회양목, 흔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귀한 나무
문화유산채널 : 인쇄문화의 선봉장 회양목(박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