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대전 여행 둘레길

성북동 단풍길

느낌표!! 2014. 11. 12. 22:52

 

 

대전의 아름다운 길

 

◇성북동 단풍길

*코스:성북동산림욕장/성북1통표지석/임도/성재고개/둥구나무마을/깊은댕이/방동저수지

*거리:6km

*시간:2시간30분

*교통편:가고,오는길 버스(41번)

 

산도 계절에 맞는 산이 있다. 겨울하면 설경과 상고대가 멋진 태백산, 덕유산이 생각나고, 봄이면 진달래 철쭉으로 고운 영취산 비슬산 제암산 바래봉이 있고, 여름하면 지리산 운해가 생각나고, 가을하면 머니머니 해도 단풍으로 아름다운 설악산과 내장산이 있을 것이다.

 

성북동임도 길도 계절에 맞는 아름다움이 있겠으니 겨울이면 눈 싸인 한적한 길이 좋을 것 같고, 봄이면 길옆으로 야생화 천국이라 좋을 것 같고, 여름이면 키 큰 가로수로 인해 짙은 녹음이 드리워져 걷기 좋은 길이 되겠지만 그래도 단풍으로 물든 가을이 제격이 아닐까 생각한다.

 

41번 버스를 타야 성북동으로 갈수 있는데 관저동을 지나 로타리 동산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차장 밖으로 풍경이 달라진다. 저 멀리 파란 가을빛이 스며든 방동 저수지가 보이기 시작하면 성북동이 가까워짐을 말해 주는 것이다. 방동 저수지 못 미쳐 우회전한 버스는 방지 턱을 넘을 때마다 엉덩이가 들렸다 떨어져 어이쿠 소리가 절로 난다. 물 건너 마을과 새뜸 마을을 지나 종점에 닿으면 성북동 단풍 길이 시작되는 성북동 삼림욕장이다.

 

 

 

숲속의 문고도 겸하고 있는 성북동 산림욕장 관리소

 

짙은 녹색 지붕과 붉은색 칠을 한 목재로 지어진 아담한 삼림욕장 관리소는 숲속의 문고도 겸하고 있다. 평일 아침이라 사람이 있을까 하고 살며시 문고 문을 열어보니 “어서 오세요” 하며 반갑게 맞아 주시는 어르신이 계신다. 버스가 오는 것을 알고는 책을 읽다 말고 미리 안경을 벗고 문 유리창을 응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책상 뒤로는 서재인데 많지 않는 책이지만 정갈 하게 정리 되어 있다. 늦가을로 낙엽이 지기 시작 하고 부터는 사람이 뜸하다고 하신다. 그렇겠지 얼마 남지 않은 단풍을 보기위해 내장산 강천산을 지나 남해의 끝자락 두륜산 까지 행락객 이란 이름으로 힘닿는 대까지 몰려가겠지.

 

 

성북동 단풍길이 시작되는 임도

 

문고 문을 나서면 마주보이는 산이 빈계산으로 아직도 마지막 가을빛을 머금고 있어 산전체가 붉게 물들어 있다. 삼림욕장 관리소를 뒤로 하고 성북1통 표지석으로 내려가 성북1동 노인정 앞 임도 따라 올라가면서 본격적으로 성북동 단풍 길이 시작된다.

 

 

햇빛에 두영되는 단풍이 아름답다.

 

이 성북동 임도는 자전거 마니아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곳답게 마침 자전거 행렬이 노란 은행잎이 깔린 임도를 지나가고 있다. 굽이도는 길 따라 붉게 물든 빈계산이 점점 가까워진다. 단풍나무가 나타나기 시작 하고 부터는 나도 모르게 마음이 설레 여 진다. 마침 나무사이를 뚫고 햇살에 비쳐지는 빨간 단풍이 그렇게 마음을 요동치게 할 줄 몰랐다. 무엇에 놀란 것 마냥 가슴이 두근두근 해 지는데 왜 그러는지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 왜 단풍을 따라 그리 많은 사람들이 악다구니 하면서 쫒아 가는 줄 이제야 조금은 알겠다.

 

 

빈계산에서 용바위로 넘어가는 고개

 

 

대정동 내려가는 삼거리 임도

 

 

 

 

다시 만나는 삼거리

 

 

 

 

 

 

 

 

성재로 이어지는 임도

 

 

성재로 이어지는 임도

 

임도는 자꾸 굽이돌아 빈계산에서 용바위로 넘어가는 고개를 넘어 가는데 마침 자전거 한 대가 고개를 넘어 오고 있다. 대정동으로 내려가는 삼거리도 온통 단풍으로 물들었다. 아름답다 못해 황홀한 길은 성재고개로 향하는데 마침 노부부가 탄 자전거가 달려오고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그림 같다. 성재고개 올라가는 마지막 길에도 서쪽으로 향하는 햇빛이 빨간 단풍나무를 비추고 있는데 단풍나무가 마치 불타고 있는 모습 같다. 마약에 취한 듯, 꿈속을 헤맨 듯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성재고개에 도착하여 성북동산성 안내판을 보고서야 정신이 번쩍 든다.

 

 

성재 고개에 있는 성북산성 안내판

 

기념물 제18호인 성북동산성은 원내동에서 성북동으로 넘어가는 고개 남쪽의 산 정상에 테를 두르듯 돌을 쌓아 만든 백제시대 성이다. 대전 동쪽의 백제시대 산성들과 연결되는 군사 요충지로 대전에서 연산으로 향하는 길목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안내판에는 적고 있다.

 

 

둥구나무 마을의 열녀각과 보호수 느티나무

 

모두 무너져 흔적 없는 성에는 운동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산책 나온 사람들만이 운동을 하며 옛 산성의 덕을 보고 있다. 발길은 산성을 뒤로 하고 둥구나무 마을로 내려간다. 둥구나무 마을 뒤에는 열녀각이 있는데 쇠문은 떨어지고 지붕 기와는 흩어져 비가 새는지 임시방편 비닐로 덮어 놓았다.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문화재 점검이라는 조그마한 표찰 때문이다. 표찰 내용인즉 앞으로 고칠 것 이라는 건지 점검만으로 그냥 끝난다는 말인지 말이 없기 때문이다.

 

 

둥구나무 마을길

 

둥구나무 마을길은 마을 입구부터 열녀각 까지 여섯 그루의 고목이 굽은 길 따라 늘어져 있어 장관을 이루는 길이다. 느티나무 보호수인지라 열녀각 옆에 있는 나무를 제외하고는 잎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황량한 감마저 들지만 그래도 사진에 다 담을 수 없는 웅장한 맛이 나는 아름다운 길이다.

 

 

성북동 단풍길의 마지막 방동 저수지

 

둥구나무 마을길을 뒤로 하고 큰길로 나가지 말고 산 쪽으로 붙은 마을길 따라 깊은댕이 마을 까지 간다. 임도 길과 둥구나무 마을길에는 비교되지 않지만 넓지 않은 길이기에 그런대로 위안을 받으며 걸을만한 길이다. 깊은댕이 모퉁이를 돌아서면 물빛이 아름다운 방동 저수지가 나오면서 성북동 단풍 길은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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