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오백리길/대청호오백리길 구간 후기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 (호반낭만길)

느낌표!! 2015. 4. 18. 20:33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 호반낭만길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 (호반낭만길)


날짜: 2015년 4월 15일 수요일

코스 : 마산동삼거리→더리스→슬픈연가촬영지→전망좋은곳→가래울→추동자연생태습지공원

거리 : 5Km

소요시간 : 약 3시간 소요

교통편 : 가는길 (60번) 대전역 동광장

오는길 (60번) 추동취수탑


대청호오백리길 에도 봄이 찾아 왔습니다. 60번이 출발하는 대전역 동 광장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새벽에는 예고에 없던 비가 내려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 집을 나서니 즐겁습니다. 호반낭만길 마산동 삼거리 도착하기까지 버스 안에서는 이야기꽃이 한이 없습니다.


마산동 삼거리에 내리니 봄 대청호 냄새에 코가 벌어지고 가슴이 저절로 기지개가 켜집니다. 말을 닮은 산을 따서 마을을 말미라 하고, 이 말미를 말 마(馬)자 뫼 산(山)자를 따서 마산(馬山)이라고 하여 마산동이 되었답니다. 이 삼거리에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더 리스 레스토랑입니다.




대전 최초로 탄생한 브라질 전통요리 츄라스코(Churrasco)레스토랑입니다. 츄라스코는 전통브라질식 바비큐 꼬치로 사람의 팔 만큼 긴 꼬챙이에 고기와 과일을 끼워 회전 그릴에 돌려 구워 먹는 브라질 전통꼬챙이 요리라고 합니다. 더 리스는 또한 '세미누드 전국사진촬영대회'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니 그 아름다운 풍광을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청호반의 아름다운 모습을 정원으로 품고 있는 더 리스 레스토랑입니다.










오늘도 한밭아이쿱 생협과 대전문화유산울림, 대전문화타임즈 그리고 안산도서관 책보리 동아리 와 함께하는 대전도보여행팀들이 더 리스 앞 광장에서 몸 풀기를 끝내고 슬픈 연가 촬영지로 출발합니다.








수, 목요일 저녁 9시55분에 시작하는 ‘슬픈연가‘는 2005년 1월 5일 시작하여 2005년 3월 17일 20부작으로 끝맺음한 MBC미니시리즈입니다. 권상우, 김희선, 연정훈 주연 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입니다. 여기 슬픈연가 촬영지는 권상우, 김희선의 어린 시절 함께 보낸 추억이 담긴 오두막집이 있던 장소입니다. 물이차면 섬이 되는 대청호 반도 끝자락에 뿌리를 들어낸 참나무가 운치를 더해주는 곳입니다.
















전망 좋은 곳으로 향합니다. 고운흙길 따라 굽이돌고, 연초록의 습지가 오감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길을 따라 걷노라면 전망 좋은 곳입니다. 슬픈 연가 촬영지, 꽃님이 반도가 호반 건너편으로 보이는 말 그대로 전망 좋은 곳입니다. 외딴섬을 품고 찰랑대는 파란 대청호반이 모든 근심걱정을 다 씻어갑니다. 차마 발길이 떨어 지지 않는 전망 좋은 곳을 뒤로하고 추동 자연생태습지공원으로 향합니다.






추동 자연생태습지공원 가는 길목의 가래울식당 앞 테크길에는 갈대와 억새가 공전하여 피는 곳으로 가을에 오면 참다운 갈대와 억새의 운치를 만끽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 곳에 갈대와 억새의 시가 있은데 비교해 보면 좋은 곳입니다.


갈대


신경림


언제 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억새의 노래


김순이


억새꽃 다발은

사랑하는 이에게는 보내지 마세요

다만 그대를

가을 들녘에 두고 떠난 이의 뒷모습에 보내세요

마디마디 피가 맺힌 하얀 억새꽃

불같은 미움도 삭혔습니다.

잠 못 드는 그리움도 삭혔습니다.

솟구치는 눈물도 삭혔습니다.

삭히고 삭혀서

하얗게 바래어 피었습니다.

떠난 이의 그 호젓한 뒷모습에

아직도 가을이 남아 있거든 억새꽃 다발을 보내세요

한 아름 가득 보내세요


어릴 적에는 갈대보다는 억새가 더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고향인 금병산 산등선 아래 지게를 받쳐두고 억새 핀 능선 길을 냅다 내달리던 기억이 참으로 좋았었으니까요. 하얗게 핀 억새능선에 대자로 누우면 가을 하늘에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가는데 왜 그리 서러웠던지, 그런 탓인지 김순이의 '억새의 노래'가 더 마음에 와 닿습니다.


연초록의 물이 들어 늘어진 버드나무가 멋진 가래울길을 따라 넘어가면 추동자연생태습지공원입니다. 옛날부터 가래나무가 많아서 가래울이라 부르던 지역을 잘못 음차 하여 추동(楸洞)을 추동(秋洞)이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추동마을에는 상추, 가래울(중추), 하추가 있었으나 하추는 물에 잠겼다고 합니다.






추동은 자연습지생태공원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동구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조성한 곳으로 4계절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는 곳입니다. 야간 조명도 갖추어져 있어 밤에 찾으면 더욱 운치가 살아납니다. 건너편에는 취수탑이 있는데 1980년 8월 1일 개통된 곳으로 1일 최대 105t의 물을 송촌동 정수장까지 보내는 곳이다. 대전시민의 식수원입니다. 대청호반의 아름다움에 취해 4구간 마지막인 오리골까지 가지는 못하고 이곳 취수탑에서 발길을 접습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갈대와 억새, 먼 남해바다에 와 있는 듯 착각이 들 정도로 드넓은 호수, 심장이 뛸 정도의 환희감이 젖게 하는 초록의 버드나무들, 호반 따라 이어지는 편안한 고운 흙길, 이 모두가 호반낭만길이 선사하는 풍경입니다. 거기에다 더 리스 레스토랑, 슬픈 연가 촬영지. 추동자연생태습지공원이 더해져 호반낭만길은 언제 어느 때 찾아도 마음이 설레는 길입니다.